고속도로 합류 지점만 생각하면 심장이 철렁했습니다. 저는 시내 운전은 어떻게든 했지만 고속도로는 한 번도 못 했거든요.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동시에 다른 차를 피해야 한다는 게 넘사벽처럼 느껴졌어요. 가족 여행을 가도 시어머니 댁에 가도 항상 남편이 운전했습니다.
지난달 남편이 '너도 고속도로 정도는 할 수 있잖아' 라고 했을 때 진짜 상처가 됐습니다. '할 수 있잖아' 가 아니라 '못 해' 인데 왜 그러지 싶었거든요. 그날 밤 서툰 남편 운전에 앉아있으면서 생각했습니다. 나도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요. 강남 근처에서 고속도로 운전을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.
네이버에 검색하니까 도로운전연수 코스가 많았어요. 특히 고속도로 입문 코스를 홍보하는 곳들이 있었습니다. 가격은 다양했는데 4시간 집중 코스가 대략 35만원, 5시간이 40만원대였어요. 저는 5시간 코스를 선택했습니다. 고속도로 경험이 전무해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.
예약하면서 상담할 때 '고속도로에 안 가본 지 얼마나 됐냐' 고 물었어요. 그때 '한 번도 안 가봤습니다' 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'아, 그렇다면 정말 기초부터 알려드려야겠네요' 라고 했습니다. 그 말에 조금 창피했지만 한편으로 안심이 됐어요. 기초부터 해준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.

수업 첫 날은 시내 도로로 시작했습니다. 강남 근처의 큰 길에서 이미 기초를 복습했어요. 선생님이 '고속도로는 차선 변경이 매우 중요합니다. 먼저 시내에서 차선 변경을 완벽하게 해야 합니다' 라고 했거든요. 1시간 동안 왼쪽 차선에서 오른쪽으로, 오른쪽에서 왼쪽으로만 연습했습니다 ㅋㅋ.
차선 변경할 때 선생님이 정확하게 알려주셨어요. '사이드미러를 먼저 봅니다. 그 다음 고개를 돌려서 사각지대를 확인합니다. 그리고 깜박이를 키고 조금 기다렸다가 천천히 들어갑니다' 라고요. 이 순서를 엄청 반복했습니다. 고속도로가 차선이 많으니까 이게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거든요.
두 번째 수업 때 드디어 고속도로에 들어갔습니다. 진입로에 가는 순간 손이 떨렸어요. 선생님이 '느낌이 들 거예요. 속도감이 다릅니다. 그래도 차의 조작은 똑같습니다' 라고 했습니다. 진입로에 들어가면서 가속해야 했는데 그게 정말 떨렸어요. 100km/h까지 올려야 하는데 무섭더라고요.
고속도로 본선에 들어갔을 때 가장 무서웠던 건 합류였습니다. 다른 차들이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거든요. 선생님이 '우리가 먼저 들어갈 공간을 찾아야 합니다. 차선 사이를 봐요. 저 차와 저 차 사이에 들어갈 거예요' 라고 했어요. 그렇게 3번을 연습했습니다. 성공, 실패, 성공... 마지막엔 성공했어요.

세 번째 수업 때는 고속도로에서만 2시간을 있었습니다. 차선 변경도 여러 번 했고, 나들목 나가는 것도 연습했어요. 선생님이 '나들목은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. 목표 나들목에서 2개 전부터 차선을 옮기기 시작하세요' 라고 했습니다. 나들목에 가까워졌을 때 황급해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뒤에 차가 위험하니까요.
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은 선생님이 '이제 충분히 고속도로를 다니실 수 있습니다' 라고 말씀했을 때입니다.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뿌듯했어요. 내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게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거든요.
5시간 비용은 42만원이었습니다. 비쌌나요?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어요. 근데 남편 고속도로 운전을 보면서 생각합니다. 이제 나도 이 정도를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요. 가족 여행도 내가 운전할 수 있고, 시어머니 댁 가는 것도 혼자 갈 수 있거든요.
지금 한 달째 고속도로를 다니고 있습니다. 처음 3번은 떨렸지만 이제는 시내 운전만큼 편해졌어요. 친정엄마 댁이 멀리 있는데 이제 혼자 고속도로로 가요. 무섭다고만 생각했던 고속도로가 이제는 자유로움의 상징입니다. 고속도로 두려워하는 분들에게 정말 추천합니다. 이 두려움도 극복 가능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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